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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이야기

로블록스, 현실과 게임의 경계선을 지우다

by 브링bring 2022.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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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세대 의미

V세대란 말이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브이를 따와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2000대 이후에 태어나 지금 막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는 V세대는  코로나19가 퍼진 지난 2년 동안,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장기간 학교도 가지 못하고, 친구도 잘 만날 수 없게 된 세대입니다. 원하지도 않았는데 원격 교육받으면서 비대면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V세대의 V는 가상-버추얼 Virtual에서 따온 V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V세대가 사랑하는 앱, 로블록스

그런 V세대가 사랑하는 앱이 있습니다. 바로 로블록스입니다. 이 앱은 다른 사용자가 만든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게임 플랫폼 앱이자, 게임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게임 제작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얼핏 보면 마인크래프트와 많이 닮았습니다. 그러나 로블록스는 마인크래프트보다 먼저 2004년에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고, 2006년 9월에 정식 출시된 게임입니다. 2019년 8월에는 월간 이용자 1억 명을 기록해 마인크래프트 이용자 수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궁금하시죠? 그럼 먼저 어떤 앱인지 한번 살펴보고 가겠습니다.

로블록스 사용 방법

로블록스 앱을 실행하면 홈 화면이 뜹니다. 이 게임에서 사용된 게임 머니는 'LOBUX'라고 부릅니다. 이 LOBUX 판매가 로블록스의 수익 모델입니다. 게임 제작자들은 LOBUX로 살 수 있는 게임 속 아이템을 만들어서 팔고 이용자가 그걸 살 때 지불하는 비용을 게임 제작자와 회사가 나눠 갖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게임 메뉴에 로블록스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추천해 주는 메뉴가 있습니다. 10년이 훨씬 넘은 플랫폼이라서 그동안 만들어진 게임만 해도 수백만 개가 넘어서 그렇습니다. 그럼 로블록스를 실행해보면 인기 게임, 추천 게임, 주목받는 게임 같이 알고리즘과 통계를 통해 많은 게임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또한 게임 장르도 다양합니다. 강아지 키우기부터 시작해서 액션, 레이싱까지 굉장히 다양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사는 한인 고등학생이 만든 게임을 한번 실행해보겠습니다. 

 

게임 속 이미지를 클릭하면 게임 소개가 나옵니다. 소개 페이지에서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바로 게임에 입장하게 됩니다. 게임에 들어가면 보통 광장이 나옵니다. 여기에 내 아바타로 그냥 돌아다니면서 쉴 수도 있고, 다른 사람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뒤로 가기를 누르면 다시 홈 화면으로 빠져나오게 됩니다. 여기서 다른 게임 이름을 누르면, 다른 게임을 다시 즐길 수 있습니다. 가운데 아바타 아이콘을 누르면 로블록스에서 보여주는 내 아바타 캐릭터 이미지가 나옵니다. 이 아바타 역시 다양하게 꾸밀 수가 있고, 상점에서 여러 아이템을 구입해 친구에게 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메신저처럼 친구와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설정을 바꿔줄 수 있는 메뉴도 있습니다.

로블록스 매출

로블록스 얼마나 인기가 많을까요? 앱 분석업체 센서 타워에 따르면, 2019년 11월까지 로블록스 앱은 2억 9000만 번 다운로드됐으며, 출시 이후 이때까지 10억 달러에 달하는 이익을 거뒀습니다. 사실 이것도 적지 않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수익이 더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2020년 6월까지, 7개월 만에 5억 달러를 더 벌었습니다. 같은 기간 다운로드는 9천만 건 이상 늘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자가격리 생활이 시작된 3월부터 이용자가 매우 증가했습니다. 그 결과 매월 1억 5천만 명이 로블록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용자가 왜 이렇게 늘어났을까요?

V세대가 로블록스를 이용하는 이유

밖에서 만날 수 없는 친구를 로블록스 안에서 만나기 때문입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포트 나이트가 있다면 V세대에겐 로블록스가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이전부터 로블록스를 자신들의 놀이 공간이자 대화 공간으로 쓰고 있었고, 학교에 갈 수 없게 되자 로블록스를 메신저로 채택했습니다. 로블록스를 쓰는 게 유튜브 시청보다 낫다면서 게임 안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가상 생일 파티를 열어주기도 합니다. 이런 팬데믹 상황에 맞춰 로블록스는 친한 사람들끼리 따로 만나 게임, 대화, 공부를 할 수 있는 기능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런 평가를 받게 된 이유는 로블록스가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앱이 아니라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이용해 게임을 만들고, 잘하면 이익도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아까 제가 플레이한 게임도 미국 2세대 한인 교포 청소년이 만든 게임입니다. 사실 로블록스는 게임을 만들지 않습니다. 이 안에 있는 모든 게임은 이용자가 만들었습니다. 로블록스는 게임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줄 뿐입니다. 미국에선 연간 100만 명의 아이들이 로블록스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현재 등록된 개발자는 200만 명이 넘으며 그중 34만 5000명이 수입을 얻고 있습니다. 개발자들이 거두는 수익은 2020년 기준 약 2억 5천만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실과 게임의 구분이 없는 세상을 사는 V세대

V세대라고 거창하게 얘기했지만 사실 이들은 조금 어린 Z세대입니다. Z세대에 붙은 다른 별명입니다. 이들의 삶은 어찌 보면 우리와는 다릅니다. 예를 들어 V세대는 어릴 적부터 유튜브 동영상을 보며 컸습니다. 그 영상에 나온 게임 때문에 로블록스를 알게 됐고 직접 게임을 즐기게 됩니다. 그러다가 이런 거라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직접 게임을 만들게 된 겁니다. 가끔 10살도 되기 전에 스스로 맞는 게임을 올리는 어린이도 보입니다. 게다가 잘 맞는 게임이면 이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게임으로 돈을 벌어 대학 등록금을 내기도 합니다. 그러다 나중에 개인 프로그래머가 됩니다. 자연스럽게 말입니다. 이들에게 온라인이 오프라인이고, 오프라인이 온라인입니다.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말이 있습니다. TV는 많이 안 보는 것이 좋고 컴퓨터 게임은 나쁜 거라고 배웠습니다. 하루 종일 인터넷만 하는 모습을 싫어하는 분도 많습니다. 이렇게 배워온 우리는 이 세대를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이쯤 되면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아예 감각이 다르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세대, 다시 말해서, 우리 아이들의 커리어는 이 스마트폰 위에서 시작하게 될 거라는 점입니다. 이미 인터넷이 현실과 다르지 않은 이 세대와 공존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것을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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