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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이야기

GPT-3은 무엇일까?

by 브링bring 2022.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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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 읽기 모임에서 알게 된 GPT-3

제가 영어 문법 스터디 모임을 할 때였습니다. 유튜브를 통해서 다 같이 영어 문법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번역 과제도 해야 했습니다. 그때 리더가 내준 과제는 GPT-3에 대한 기사를 번역하는 거였습니다. 다 같이 과제 검토하면서 GPT-3가 무엇인지 대략 알게 됐습니다. 그 기사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 개발자의 여자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 친구와 사별하게 된 것입니다. 여자 친구를 너무 그리워한 개발자는 여자 친구와 비슷한 인공지능을 만들게 됩니다. 단순한 인공지능이 아닌 GPT-3 기반으로 한 여자 친구입니다. 스터디 리더가 직접 그 인공지능과 대화하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대화하면 할수록 그 인공지능의 수명이 다 닳아져서 끝나게 되는 겁니다. 개발자는 일부러 여자 친구와 비슷한 인공지능을 영원히 있게 만드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이별을 만든 것입니다. 리더와 같이 부산 이야기도 했던 AI는 결국 수명이 닳아서 멈춰서 끝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걸 지켜본 저는 인공지능에도 불구하고 잠깐 슬펐습니다. 스터디 리더는 GPT-3에 대해서 영어 공부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GPT-3에 대한 기사를 들고 온 것입니다. 이때 저는 처음 GPT-3을 알게 됐습니다.

인공지능 출발

인공지능의 시작은 꽤 오래됐습니다. 컴퓨터 개발의 선도자 중 한 사람인 앨런 튜링은 이미 1940년대에 튜링 테스트라는 개념을 통해 인공지능의 기준을 세웠습니다. 그 기준은 지금까지도 통용되고 있습니다. 인간이 질문을 해서 답을 들었을 때 상대가 인간인지 기계인지 구분할 수 없다면 그 존재는 지능을 갖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어쩌면 지금 우리는 그 지점에 막 도달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과 자연어 즉 인간의 언어로 대화한다는 인공지능은 그동안 꽤 많이 등장했습니다. 휴대폰에서 동작하는 채팅 봇이 나온 것도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요즘은 이런 프로그램들도 많이 발전해서 농담이나 일상 대화 같은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다만 조금만 이야기하다 보면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엉뚱한 대답을 하기 때문에 금방 한계가 드러나게 됩니다.

GPT-3 출현

그런데 일론 머스크가 공동 설립한 오픈 AI라는 새로운 대화 인공지능을 선보였습니다. GPT-3라는 이름의 인공지능은 수많은 텍스트를 딥 러닝으로 학습시켰습니다. 쉽게 말하면 과거의 자료를 학습시켜서 사람 같은 언어를 만들어내고 미래를 예측하는 인공지능을 GPT-3라고 합니다. 이 GPT-3는 1750억 개에 달하는 사전 학습된 매개 변수를 갖고 있습니다. 자연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저가 필요한 프로그램을 말로 설명하면 스스로 코딩해서 그 프로그램을 만들어줍니다. 또 단순히 전달할 내용만 간단히 이야기하면 그걸 바탕으로 격식을 갖춘 업무용 메일을 쓰기도 합니다. 신기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 인공지능이 충격적인 점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인간과 나누는 대화 수준입니다. 인간만의 영역이라고 여겼던 추상적인 대화나 철학적인 토론에서조차 인간과 대화가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더 사람 같은 인공지능 GPT-3 

지금도 많은 개발자와 다양한 영역의 학자, 언론인 등이 온라인으로 대화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과를 소셜미디어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대화에서 어느 쪽이 인간이고 어느 쪽이 인공지능인지 사실상 구별이 불가능합니다. 이건 결국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게다가 말하는 내용 자체가 무척 인간적입니다. GPT-3는 기존 ai처럼 단순한 기사 작성 수준에 머물지 않고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칼럼을 쓰기도 합니다. 또 어떤 영화를 좋아하고 그 영화를 보면서 어떤 부분이 가장 슬퍼했는지 말할 수 있습니다. 글뿐만 아니라 치킨과 맥주를 좋아하는 이유 무엇인지 말할 수도 있습니다. 돈이 있다면 어디에 투자하고 싶은지 이야기할 수 있고,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일자리 문제는 어떻게 될 것인지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 아주 자연스럽게 의사를 표현합니다. 그중 특히 인상적인 나아가 충격적인 장면은 GPT-3를GPT-3을 인스타그램에 데뷔시키면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처음으로 인간에게 할 말을 해달라고 요구했을 때였습니다. 요청받고 GPT-3가 한 말은 'love more' 즉, '더 사랑하라'는 말이었습니다. 그 어떤 조건도 부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공지능 스스로 저 문장을 골라서 인류에게 던진 것입니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GPT-3을 현자라고 부르며 신의 존재에 대한 생각 등 온갖 철학적인 질문을 퍼붓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신기함을 넘어 약간의 수수한 느낌을 줍니다.

 

GPT-3의 시스템 자체는 자의식을 갖고 있다거나 소위 살아있는 기계와는 거리가 멉니다. 딥 러닝으로 수많은 문장을 학습시켜 주어진 질문에 대해 일종의 자동 완성 기능을 수행하도록 만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주 그럴싸한 대화를 하지만 때로는 전혀 엉뚱한 반응을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치즈를 냉장고에 넣으면 녹겠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는 등 상식적인 질문에 틀린 답을 내놓기도 합니다. 데이터만 쌓여 있을 뿐 참과 거짓에 대한 답을 알고 있거나 물리적 지식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GPT-3가 인공지능의 한 획을 그은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GPT-3 미래 모습

GPT-3의 개발사인 오픈 ai는 10여 년 후에 현재 1750억 개의 1천 배에 가까운 100조 개의 매개 변수를 사전 학습시킨 GPT-4를 공개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은 대체 어떤 존재가 될까요? 인간처럼 살아있는 존재가 될 수는 없겠지만 우리 앞에서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할 수 있고, 질문에 대해 어느 인간보다도 합리적이고 적절한 답을 내놓는다면, 그 정체가 매우 헷갈릴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이 이런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지금은 애당초 지능이라는 것 자체가 무엇인지, 더 나아가 의식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도 새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2030년대 중반이 되면 우리는 과연 어떤 것을 보게 되고. 어떤 세상에 살게 될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참고 SERICEO 지식라이브러리, '신의 존재를 논하는 인공지능, GPT-3', 원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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