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요즘 이슈 중에 chatGPT가 뜨겁죠? 기사를 보면, 에세이를 썼다는 글을 볼 수 있어요. 한 학생이 쓴 글이 괜찮아서 교수가 제출한 학생을 불렀더니 그 학생이 사실은 자신이 쓴 것이 아니라 chatGPT가 썼다고 했죠.
개학하고 나면 이번에 과제 할 때 chatGPT에게 물어볼 것 같은데요. 공부하지 않아도 AI가 대신 해줄 거면 우리는 왜 공부하고 있는 걸까요?
공부하는 이유는 더 좋은 일자리, 고임금을 얻기 위해서 하고 있어요. 이게 공부의 목적이 될 수 없지만, 교육은 바로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부정할 수 없을 거 같아요.
예전에는 반복되는 작업만 차지할 줄 알았던 인공지능은 전문직, 즉 우리가 흔히 부르는 ‘사’자 직업뿐만 아니라 예술계에도 일자리를 위협받고 있어요. 앞으로 우리는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요?
’다 너 잘되라고 공부하라는 거지’
다 너 잘되라고 공부하라는 거지
공부하기 싫을 때 빈둥거리고 있으면 부모님이 자주 말씀하시던 말이었어요. 공부를 잘해야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전문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해야 상위로 올라가는 위치에 설 수 있다’는 생각은 꽤 오래됐답니다.
경제학자들은 20세기를 ‘인적 자본의 세기’라고 불러요. 산업혁명 때는 공장과 기계가 있으면 알아서 생산하기 때문에 노동력을 크게 보지 않았어요. 그런데 20세기가 되면서 상황이 달라지죠. 노동자가 기술을 연마하고 그 분야에 전문적일수록 국가 경제에 더 좋아지더라는 거에요.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저자 대니얼 서스킨드는 이렇게 말해요.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교육을 더 많이 받은 노동력일수록 신기술을 제대로 활용할 준비를 할 수’(215쪽)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요. 이때부터 공부하면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말이 나오게 된 거예요. 그리고 이러한 전문가를 키우기 위해 국가는 중·고등학교 무상 교육을 실시하게 됐죠.
공부는 어디까지?
전문 교육받아서 ‘나만의 일’을 할 수 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요. 상황은 점점 고달프게 흘러가요. 처음에는 중·고등학교까지 수료하면 되는 거였지만 나중에는 대학을 졸업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됐어요.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어요. 대학 졸업증을 갖고 있어도 미래는 불확실하다는 사실을요.
더 좋은 일자리, 더 많은 연봉을 받기 위해 공부하고 기술을 갖지만, 지금 AI는 우리가 원하는 그 자리를 넘보고 있어요. 서스킨드는 일자리를 다 차지하는 AI를 대비하기 위해 ‘끊임없이 재교육을 받아야’하며, ‘평생 학습을 받아들이는’자세가 필요하다고 해요. 그러나 아쉽게도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알려주지는 못합니다.
우리가 추측해볼 수 있는 건 과거에 계산기가 나오고 나서, 계산하는 방법만 가르쳤던 수학 교육이 수학적 추론이나 문제 해결하는 쪽으로 바뀌었던 것처럼 인공지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그대로 두고 인간만이 해결할 수 있는 쪽으로 바꿔야할 것 같은데요. 그럼 우리는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 고민이 돼요. AI가 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인간의 판단을 대체하는 건 안돼!
‘트롤리 딜레마’를 알고 있나요? 열차가 지나가야 하는 데 한 철도에 사람 5명이 있고 다른 철도에는 사람 1명이 있어요. 이때 기관사는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할까요? 이게 트롤리 딜레마에요. 학교에서 종종 들었던 이야기죠. 우리가 여기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 매우 고심하게 되는데요. 트롤리 딜레마가 AI에도 적용이 됩니다.
열차 대신 자율주행차를 넣어볼게요. 자동차 앞에 사람 5명이 지나가고 있어요. 5명을 피하려고 방향을 틀려고 하니 거기에도 사람 1명이 있는거예요. 이때 AI에게 학습시킬 때 어떤 선택을 하도록 설계해야할까요?
설문조사를 해보니 상황을 지켜본 응답자 대부분이 ‘사상자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프로그래밍하는 게 좋겠다’고 나왔어요. 그러나 자율주행차 탑승자가 되면 소름 돕는 대답이 나와요.
“어떤 대가가 있어도 탑승자를 보호하는 자율주행차를 선호한다”
‘지나가는 사람의 입장이 될 때는 모든 사람의 행복과 이익을 우선하는 쪽을 선호하고, 잠재적인 운전자의 입장이 될 때는 탑승자의 안전을 우선하는 쪽을 선호한다’(*시스템 에러: 빅테크 시대의 윤리학』 262쪽*)는 거죠. 그래서 AI는 사람 5명과 충돌하던, 사람 1명과 충돌하던 그건 고민이 되지 않아요. ‘탑승자에게 안전한가?’ 이거뿐이죠.
AI가 생산을 빠르게 내고, 생활을 윤택하게 하며, 문제 해결해 준다고 해서 인간의 판단이 들어가는 일을 자동화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요. 알아서 빨래해주는 세탁기는 집안일 하는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기계이지만, 앞에 말한 것처럼 자율주행차가 트롤리 딜레마에 빠질 수 있는 경우에는 제재가 필요해요.
나가며
지금까지 인공지능 발전으로 인해 이슈된 chatGPT를 보며 우리의 일자리는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 봤어요. 그동안 우리는 돈을 더 벌기 위해 많은 대학 교육까지 받아왔지만, AI는 대학 교육을 받은 우리보다 일을 더 잘한다는 걸 알고 있죠.
그러나 트롤리 딜레마를 보며 인간이 판단해야 하는 부분에서 AI가 대체할 수 없다는 걸 보게 됐어요.
여기에는 질병을 진단하고 당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결정하는 의사의 역할,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판단하고 그 능력을 개발하는 가르침을 주는 교사의 역할, 정치인에게 국가 안보를 지킬 방법과 같은 생사가 걸린 결정을 내릴 권한을 주는 것 등이 포함된다. 『시스템 에러: 빅테크 시대의 윤리학』(262쪽)
우리가 AI에게 인간의 판단에 관련된 자동화에 제재를 걸어야 할 필요가 있어요. AI 등장으로 ‘2025년까지 8,500만 개 일자리 사라지고 9,700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고 한들, 인간의 고생을 덜어준다고 모든 부분에 자동화 시스템으로 채워지면 우리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건 당연하죠. 점점 사라질겁니다. 그리고 우리의 생명도 위험하겠죠.
윤리적인 부분이 필요한데요. 기업이 이 부분을 잘 받아들일지 알 수 없어요. 형식적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에요.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요즘 ESG 경영의 중요성이 떠오르는 것을 보며 내심 기대를 가지고 있어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여러분이 일하고 있는 일이 AI가 들어올 수 있는 자리인지 안되는 자리인지 알고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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